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씨발 저한테 왜 이런 시련을 주시나요. 김상균은 머리를 부여 잡았다. 그리고 고개를 재빠르게 돌려 주위를 스캔한 후 가장 가까이에 있는 편의점으로 들어가 한 봉지에 10개가 들어있는 일회용 마스크를 산 후 하나를 꺼내 오로지 눈만 빼낸 상태로 마스크를 썼다. 그래 뭔가 이상하다 했지. 바로 옆동네에 사는 것도, 김상균이 말...
니가 저번에 너는 나한테 뭐냐고 물었지. 그거 솔직히 내가 되묻고 싶어. 나는 너한테 뭐야? 너는 왜 매일 나한테 이렇게 굴어? 너는 그런 식으로 해놓고 기억 안 난다고 하면 끝 아니야? 사실 기억 안 나는 것도 아니지? 다 기억하고 있으면서 안 나는 척 하는 거지? 너 좆같아. 너 존나 좆같아. 나 너랑 아는 사이 하기 싫어. 존나 쌩까고 싶어. 야 동한...
김동한을 처음 만난 건 열 여섯 여름, 자주 본 적이 없어 얼굴도 기억이 나지 않는 엄마와 아빠가 이혼을 한 뒤에 아빠가 살 집을 마련했다며 이사를 가야한다고 이야기를 해주고 나서 딱 14일 뒤. 7월 28일이었다. 짐차를 부를 푼돈이 없어 낡디 낡은 고물차에 실린 짐을 낑낑거리며 이삿짐을 나르고 있을 때. 도와줘도 모자랄 판에 신경질 가득한 목소리로 비키...
이 씨, 씨발새끼야아. 니, 니가 뭔데에. 니가 뭔데 날 차. 너, 너 잘난 것도 하나 없으면서어. 존나 나빠. 지, 진짜 미워 너. 김동한은 제 앞에서 울부짖는 김상균을 보며 언젠가 페이스북에서 봤던 공항도둑을 떠올렸다. 하필이면 며칠 전에 그게 생각이 나서 자기 전에 유튜브로 한 번 찾아보기도 했었다. 그리고 또 이틀 전에는 그게 또 생각이 나서 김상균...
그러니까 미소야. 정미소. 아 누나아. 나 지금 동현이랑 같이 가는 길이라니까. 내 말 믿지? 응? 그래애. 나는 누나 밖에 없다고 하잖아. 웅. 오늘 석식이 진짜 맛이 없어서어. 알았어, 알았어. 의심하지 말고. 내 맘 알지? 으응. 과제 잘 해. 2017년 6월 18일. 김상균은 바로 방금 자신의 옆을 지나간 고삐리 새끼를 굳이 두 번이나 뒤를 돌아 흘...
특정 인물 수정 후 재정비 후에 다시 올린다고 했는데... 현생에 치이다 보니 재정비 같은 건 생각도 안 하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비공개 풀었어요. 특정 인물이 나오는 구간은 눈알을 뮤트해서 봐주심 감사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하키부 걔네 락커룸에서 하다가 코치한테 들켜서 3일 정학 먹었다며." "하키부 걔네가 누구야." "김동한이랑 김상균 선배." "어? 했다고? 거기서? 거기 씨씨티비 있잖아. 야 잠깐만. 거기서 뭘 해?" "뭐야. 무슨 생각하냐? 식후땡 말이야 식후땡~" "아, 씨발 난 또." 청신체고가 떠들썩했다. 와전돼서 난 소문 때문에. 하키부 걔네, 김동한이랑 김상...
개강을 했다. 김동한은 어떻게 방학이 이렇게 순식간에 지나갈 수 있냐고 짜증을 냈고, 그건 최가람과 이병준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아무 말 없이 짜증을 내는 셋을 바라만 봤다. 나는 휴학을 했으니까. 당연히 너무 힘들 것 같아서, 견디지 못할 것 같아서 휴학을 한다고 한 나는 지금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김동한은 거의 우리 집에 같이 사...
김동한의 '너' 발언 이후로 우리는 또 어색해졌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김동한도 나도 그 자리에 멍청히 있다가, 냉장고를 너무 오래 열고있는 바람에 냉장고가 삐삐 울리는 소리에 깜짝 놀랐고, 우리는 그냥 라면을 끓여 먹었다. 다 씻고 침대에 누운 우리는 아무 말 없이 서로를 부둥켜 안고 있었다. 나는 연애 한 달이면 이미 진도를 다 빼고도 남는다는 박미정...
김동한과 사귄지 한 달 정도가 됐지만 내 일상은 달라진 게 없었다. 김동한과 매일 전화를 하는 것도, 김동한이 알바를 끝난 나를 집에 데려다 주는 것도, 모두 옛날부터 해오던 일이었으니까. 굳이 달라진 게 하나 있다면 이제는 김동한이 나 때문에 애가 타서 죽으려고 한다는 거다. 솔직히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나 혼자 고생한 게 너무 억울해서, 나는 가끔 김...
늘 나를 힘들게 하던 그 다정한 목소리가 처음으로 나를 힘들게 하지 않았다. 손민지의 친구는 별꼴이라며 계산을 하고 도망가듯 가게를 나갔고, 가게에는 김동한과 나 뿐이었다. ...사장님도 계시긴 했지만. 우리는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있었다. 묻고 싶은 게 많았다. 왜 나를 보러 온 건지. 그 후드티는 왜 입고 온 건지. 왜 나한테 키스를 했는지. 왜 그렇게...
그래서 어제 우리가 어떻게 됐더라. 김동한은 우는 나에게 키스를 했다. 입술을 떼고도 나를 한참동안이나 어르고 달랬고. 결국 김동한은 기억하지 못할 일이었지만 나는 나름 행복했다. 나름이아니라, 엄청. 나는 김동한이 차라리 취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김동한이 취하지 않아서 어제 있었던 일들을 다 기억하게 된다면 엄청나게 곤란해질 것 같아서. 4년,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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